들을거리/나만의 노래

클래지콰이(Clazziquai) - Come To Me(Mellotron Remix)

둘째아들 2013. 1. 20. 06:36

 

 

  사실 예전에는 리믹스(또는 리메이크) 곡이나 리믹스 앨범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옛말에도 형만한 아우 없다고 하거니와, 영화 같은 장르에서도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많지 않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원곡의 originality가 훼손되는 것을 싫어하는 나의 보수적인 태도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live보다는 studio앨범을 선호한다) 게다가 원작이 성공하게 되면, 살짝 고쳐서 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상업적인 의도가 의심되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내게 다른 시각을 갖게 해 준 음악이 있다. 바로 Clazziquai의 "Come To Me(Mellotron Remix)"이다. 이 곡은 원래 이들의 데뷔앨범 [Instant Pig]에 수록되어 있던 "내게로 와"가 원곡이다. 이들은 데뷔 앨범으로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그룹)'과 '최우수팝' 부문에서 2관왕에 오르며 실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수퍼 신인으로 인정받으며 대중음악계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앨범이라도 개인의 취향과 맞지 않으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당시 electronica 계열 음악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더러 이 앨범은 곳곳에 라틴적인 느낌이 묻어 있어 그 당시 나의 취향과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여러 경로로 추천을 받아 구입했지만 한 두 번 들어보고 구석에 처박아 놨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취향 때문이라고 핑계를 댔지만 '안목의 부족'이라고 했어야 더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나중에 보니 아주 훌륭한 곡들로 꽉찬 앨범이 아닌가!

 

  어.쨌.든. 그리고 나서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언제 어디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우연하게 intro(도입부) 아주 인상적인 곡을 듣게 되는데, 이들의 첫번째 리믹스 앨범 [ZBAM](앨범 제목인 'zbam'은 DJ들이 턴테이블을 가지고 장난(?)칠 때 나오는 소리를 일컫는 의성어라고 한다)에 실려 있는 바로 이 곡이다. 데뷔앨범의 "내게로 와"와 같은 곡이지만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 제목도 살짝 바꿔 놓아서 (우리말 >>> 영어) 처음에는 같은 곡인지도 몰랐다. ㅠㅠ

 

  원곡이 약간 경쾌한 리듬의 밝은 느낌이 든다면, 리믹스 곡은 약간은 몽환적이며 무겁고 조금은비장한 느낌마저 든다. 전자가 친구들과 교외로 소풍가서 잔디밭에서 노는 느낌이라면, 후자는 맥주 한 병 손에 들고 클럽에서 눈감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흐느적거리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고르라면 난 당연히 후자가 좋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무엇보다도 이 곡에 꽂히게 된 이유는 곡의 처음에 등장해서 반복되는 신비한 음향 때문이다. 노래 제목에도 붙어있는 mellotron이라는 악기(정확히 말하면 '악기'라기 보다 '재생장치'라는 설명이 있다 - ART ROCK 매거진 3호)가 뿜어 내는 마력의 소리는 고전적인 의미의 mellotron과는 음색이 조금 다르지만 나를 아주 미치게 만든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이 악기는 art rock 또는 progressive rock 계열에서 자주 쓰였고 독특한 음색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멜로트론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곡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  King Crimson  -  "Epitaph"  ( http://www.youtube.com/watch?v=48sciFaO9B8 )

  Matching Mole  -  "O Caroline"  ( http://www.youtube.com/watch?v=MXXFp-9zsCQ )

◈  Alphataurus  -  "La Mente Vola"  ( http://www.youtube.com/watch?v=ed5vapckrKs )

◈  Celeste - Favole Antiche ( http://www.youtube.com/watch?v=eyh08Zt-P08 )

  위 곡들에서 나오는 현악기, 플룻 비스므레한 소리가 멜로트론이다. 한번 들어보시라.

 

  나는 개인적으로 키보드(건반악기)에서 나오는 인공적인 음향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 moog synthesizer라고 불리우던 건반악기에서 나오는 소리는 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 등 기존 악기들에서 들어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이었고, 1980년대부터 유행하던 신디사이저 소리는 지금도 그때를 추억하게 만드는 타임머신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과거 여행 한번 실컷 해보자.

◈  Van Halen  -  "Jump"  ( http://www.youtube.com/watch?v=BNy3-6ooMTc )

◈  Human League  -  "Don't You Want Me"  ( http://www.youtube.com/watch?v=cqtXyQEHC58 )

◈  Michael Jackson  -  "Human Nature"  ( http://www.youtube.com/watch?v=TgmbYALa0no )

◈  토이  -  "뜨거운 안녕"  ( http://www.youtube.com/watch?v=7l7BUOUSTS4 )

 

  옆길로 너무 많이 빠졌나? ㅋ 어쨋든 이 곡도 듣는 순간 빠져들어(진부한 표현이닷 ㅠㅠ) 엄청나게 반복해서 들었고 지금도 무척 좋아하는 곡이다.

 

  처음으로 돌아가면 애초에 이 곡을 소개하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가 remix라는 형태의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 또는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함이었는데 결론적으로 이 곡을 계기로 remix 음악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어떤 remix 곡들은 원곡을 능가하는, 또는 원곡의 매력을 더욱 크게 확장, 발전시킨 혁신적이고 훌륭한 remix 곡이 많더라는 것이다. 특히 이 곡 때문에 난 'Clazziquai'란 밴드의 광팬이 되었고, 이 밴드의 정규앨범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나오는 remix 앨범을 무척 기대하게 되었다. 게다가 electronica쪽 음악에 관심도 더 많아지게 되었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아까부터 널보고 있는데

혼자 일 텐데 뭘그리 생각해
짧은 머린 음악에 흔들려

불안한 눈은 누굴 찾고 있는거야?

그래 이제는 너도 눈칠 챘겠지

다섯번째지 우리 눈 마주친게
사람들 속에 네 얼굴만 떠올라
자꾸 말을 거네 내 곁에서 춤추라고

Shooting star will lead my night to yours
And you gonna be so much charm
Shooting star will show the way to your heart
Just to make it through you

 

그래 이제는 망설일 필요 없지

나 부르는 네 곁으로 다가갈게

 

Shooting star will lead my night to yours
And you gonna be so much charm
Shooting star will show the way to your heart
Just to make it through you


내게로 와

내게로 와 baby

내게로 와
I'm waiting for me the lucky chance

내게로 와

내게로 와 baby

내게로 와
I'm waiting for me the lucky chance

 

그래 이제는 너도 눈칠 챘겠지

다섯번째지 우리 눈 마주친게
사람들 속에 네 얼굴만 떠올라
자꾸 말을 거네 내 곁에서 춤추라고

Shooting star will lead my night to yours
And you gonna be so much charm
Shooting star will show the way to your heart
Just to make it through you

 

내게로 와

내게로 와 baby

내게로 와
I'm waiting for me the lucky chance

내게로 와

내게로 와 baby

내게로 와
I'm waiting for me the lucky chance


 

http://www.youtube.com/watch?v=Nc0sukvyj9Y